콜로라도아재의 생활이야그7 어김없이 찾아온 제설의 시기-콜로라도의 겨울 누군가에게는 새하얀 설국의 낭만을 누군가에게는 첫눈의 기쁨을 누군가에게는 눈싸움과 눈사람을 소환하는 '눈'을 현역군인 특히 간부가 아닌 병으로 복무한 이들에게는 위에 나오는 허접한 수식어보다 그냥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란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한다. 제설에 작전이란 근사한 명칭을 붙여해 본 게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인 거 같다. 어느 부대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부대 담장만 넘어서면 기온이 10도 정도는 더 낮은 듯한 곳인 영천의 학교서의 눈이 첫 제설이었던 것 같다. 학과 출장을 하기 위해, 급식을 하기 위해, 생활관에서 수업동까지, 또는 식당까지 중대 자재창고에서 제설도구를 꺼내 건네받고는 눈을 쓸거나 밀었던 게 어느새 20년이 지난 추억이다. 임관 후 야전부대로 발령받고부터는 직접 눈을 치우.. 2022. 10. 16. '대구아재'에서 '콜로라도아재'로 어느새 여기 콜로라도에 온 지 1500여 일이 지나고 있다. 벌거숭이로 태어나 ‘인생’이란 길을 걷고, ‘삶’이란 무대 위에 선 시간 중 약 9.3% 정도의 시간을 여기 미국 콜로라도에서 보낸 것이다. 콜로라도에는 재외 공관 추산 약 3만여 명, 실제로는 그 이상의 한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대략 그 3만여 명의 미국행(또는 콜로라도행) 사연이 제각각 존재하듯, 아재 역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멀리하고 여기까지 온 사연이 있다. 콜로라도아재(필명)의 좌충우돌 미국 생활(정확히는 콜로라도 생활이 맞겠지만) 적응기 그 첫 번째로 아재가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 시간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자. 아재가 여기 미국으로 오기를 결심한 것은 2015년 겨울, 10여 년간 천직으로만 여겼던 군대에서 나와.. 2022. 10. 12. 미국에서의 의식주(衣食住)-주(住)..알몸으로 태어나 집도 구함 아재의 학창 시절만 해도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가정형편 조사(경제적 여건 상중하, 부모님 직업, 학력 등등)를 하였었다. 그때 항목 중 늘 변함없이 존재하던 게 바로 주거형태, 자가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그런 것을 기입하곤 했었는데 21세기의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다.('라테'시절의 아재는 이러했음) 일단 자가라는 것을 당당히 기입할 수 있었던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단 것, 우리 집이 생겼다는 걸 부모님께서 얼마나 좋아하신지는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기숙사(혹은 생활관)등을 떠돌아다니며 생활한 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군대)에서의 생활 또한 BOQ(Bachelor Officer Quarters, 독신자 간부 숙소-장교)에서 수년을 보냈기에 학교 및 직장생활 .. 2022. 10. 3. 2000여 일의 기다림모국방문 D-day를 앞두고 지난 9월 1일부로 한국 입국자(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입국 전 코로나 검사가 폐지된 이후 며칠 전 10월 1일부로 한국 입국자에 대해 실시되었던 입국 후 PCR 검사(입국 후 24시간 이내 실시)도 폐지되면서 무려 2년여 만에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입국 및 출국자에 대한 코로나 방역정책이 전면 해제되었다는 소식을 한국 뉴스 혹은 이곳 미국의 한인 미디어를 통해 접할 수 있다. [2017년 5월 10일 한국에서 미국 콜로라도로 이사온지 2000여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 콜로라도아재] 이런 뉴스를 접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 편 확인과 직장의 휴가 승인이었다. 언제든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15일 이상의 연가(최소 3주 정도의 일정)를 아끼고 아끼면서 가지고 있.. 2022. 10. 3. 미국에서의 의식주(衣食住) – 식(食), 콜로라도에서 한국식자재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 오래전부터 철학자들도 이러한 명제로 자신들의 생각을 많이 서술하였었다. 아재 같은 경우에는 먹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 일신(一身)을 보전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라 생각하고 있긴 한데, 이런 철학적이면서 심도 있는 사고를 해보려 꺼낸 말이 아니라, 먹는 것도 삶의 중요한 일부 중 하나이기에 한국에서 여기 미국(정확히는 콜로라도)에 와서 식문화에 적응하는 썰을 풀어본다. 우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재에게 먹는다는 것은 배고픔만 잊게 해 주면 되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에 따른 행위라 딱히 맛을 추구한다거나 음식의 질을 따지는 미식가는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한국의 친구, 동기들과 연락을 하면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또는 가볍게.. 2022. 10. 2. 미국에서의 의식주(衣食住) – 의(衣) 삶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는 입는 옷(衣), 먹는 음식(食), 사는 집(住)의 순서로 나열되고 있다. 주거하는 집이야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고 치더라도, 먹는 것이 우선일 것 같은데 입는 옷이 먼저인 것이다. 예전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래의 가사에도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옷 한 벌은 건졌잖소”라고 나오기도 한 것 같다. 곤궁한 상태를 표현할 때도 '굶주리고 헐벗다'가 아니라 '헐벗고 굶주리다'로 쓴다. 안 입고는 살 수 있어도 안 먹고는 못 사는데 왜 衣가 食보다 먼저일까. 어느 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衣를 앞에 쓴 것은 옷이 삶의 기본 요소인 동시에 신분 계급 등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라며 "예를 중시하는 유교의 영향으로 이런 표현이 관용적으로 굳.. 2022. 10. 2. 이전 1 2 다음